2008년 04월 19일
서큐버스 - 성적환상이 끔찍한 악몽으로 찾아올 때
'제 3종 근접조우'. 미확인 비행물체 즉 유에프오에서 나온 외계인과 '콘택트'하는 경우를 말하는 용어이다. 이걸 경험한 사람들은 주로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고 주장하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밖은 어둡고 말짱한 정신으로 누워있다가 이상한 물체를 발견한다. 그것은 키가 작고, 표정이 없는 기이한 인간의 모양이지만 인간이라 할 수는 없다. 그들은 불가사의한 힘으로 나를 들어올리지만 나는 뭐에 눌린 듯한 기분이 들어 저항할 수 없다. 그리고 이상한 빛에 휩싸여서 어떤 알 수 없는 공간으로 끌려간다.
수십년간에 걸쳐 지구인들의 정액을 챙겨간 외계인들은 이미 충분한 정액 샘플을 가지지 않았을까 하는 기초적인 의문은 외계인과의 조우를 떠드는 사람들의 말에 의심을 품게 만든다. 그리고 그런 기이한 체험이 하필이면 '성적인' 무언가와 연관되었다는 것에 대해 우리는 (매우 조심스럽지만) 그들의 신비체험이 행복한 몽정과는 다소 다르지만 크게 벗어나지 않는 무언가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 얼마전 불꽃 노동담 게시판에서 가위 눌림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가위 눌림이란게 경험하지 않은 사람으로서야 얼마나 더러운 기분인지 알 수 없는 거겠지만 다음과 같은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주변의 가위 경험자에게 물어보니 귀신을 봤든 아니든, 남성은 가위의 이미지가 여성적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여자는 반대로 남성적 이미지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가위 눌림에도 상당히 다양한 패턴들이 있으나 대충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위에서 뭔가 강한 듯이 짓누르는 것과 같은 답답함을 느끼고 유체이탈이 되고 의식은 또렷한데 육체가 마비되는 와중에 머리를 풀어헤친 처녀귀신이나 막연한 검은 형체가 덮쳐와서 극심한 스킨쉽을 시도하거나 몸 위에 올라타고 섹스를 하거나 잘린 팔등 자극적인 물체를 보여주거나 욕설을 한다
다음은 UFO 와 가위 눌림 현상을 나름대로 정리해본 표이다. 편협하며, 제한된 자료를 바탕으로 대략적으로 보이는 일관성 정도만 정리한 것이니, 이것으로 관련된 경험 전체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전혀 무관해보이는 두가지 현상의 공통점 정도는 볼 수 잇을 것이다.
자, 대강 눈치챘겠지만 가능한 하나의 가설을 세워보자. 유에프오와 가위눌림은 우리의 성적 환상에 뿌리를 둔 것이라는 것. 그리고 아마도 그 성적 환상은 평소에 억압되었던 어떤 것에 관련되었으리라는 것, 남로당원의 글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한창 혈기 방장한 사춘기 시절에 집중적으로 가위현상이 찾아오는 것도위의 가설에 설득력을 더해주는 사실이기도 하다.
찾아보니 동서양을 따져 성적인 괴물들의 존재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아마도 불쾌하고 성적인 꿈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외계인이 등장하기 전의 사람들에게도 자신들의 이상한 경험을 설명할 어떤 존재가 필요했고, 그것은 색기를 뿌려대는 써큐버스(남성의 꿈에 나타나 정기를 빼앗아가는 여자 마녀) 의 모습이거나 혹은 마녀들에게 색기를 불어넣는 반인반수의 모습으로 형상화 되었을 것이다. 역사와 문명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어둠의 텍스트들이 성적 환상의 변주였을 가능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성적 환상 - 그 명랑하고 즐거운 생각들이 대체 왜 이런식의 끔찍한 악몽들로 찾아오는 것일까. 물론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한 답을 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해볼 수 있겠다. 시몬느 드 보바르는 '에로티시즘은 본질적으로 영원에 대해서 순간의, 집단에 대해서 개체의 요구를 내포하고 있다' 고 그녀의 책 [제 2의 성]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에로틱한 것, 성적인 것, 개인적인 환상들은 '문명적, 집단적' 인간인 우리에게는 낯설고, 억압으로 배제시켜온 것, 그래서 '타자'로서 위협을 주는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러한 환상들은 때때로 공포의 얼굴로 우리의 밤과 꿈을 장악하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이런 가정은 어떨까? 그런 욕망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공포스러운 어떤 성적인 욕망 - 대표적인 것으로는 근친상간 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 그것에 대한 지속적이고 무의식적인 욕망의 억압이 악몽을 낳는다는 가정. 물론 어느 것도 명확하게 결론 내릴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말이다. 물론 가끔은 우리에게 찾아오는 가위눌림과, 외계인의 방문, 그 외에 다소는 성적이고 무엇보다 불쾌한 모든 존재들을 설명하고 이해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다. 그것을 논리적으로 이해한다고 해서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성에 대한 낯섬과 두려움을 제거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막연한 공포의 존재를 합리적으로 설명해낼 수 있을 때 그러한 괴물들이 다시, 인간을 잡아먹게 되는 - 이를테면 '마녀사냥' 같은 것으로 - 비합리를 중단할 수 있게 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마녀 사냥은 끝났지만 그 비합리가 모두 중단되었다는 안도감은 아직 찾아오지 않은 지금, 성과 관련된 비합리적 억압은 기이한 미신들로서 여전히 우리 주위를 횡행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남로당 나이트메어 연구위 수석조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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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ent.ContentViewer.parseScript('b_16578854');# by | 2008/04/19 10:14 | yonae.com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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